난 책을 많이 본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는 게 많은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림을 끝내주게 잘 그리지도 못한다.
어떤 상황에 대해 받아들이는 방법이 나름대로
이미지화 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지식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잘 하지도 못하며 혹 아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이
단어나 문장으로 마땅히 떠오르질 않아 한참이 걸리곤 했다.
'그나마' 괜찮았던 건 연출 쪽이었다.
그치만 그것 역시도...
미술대학 4년을 다니며 학교생활에 회의가 들었다.
왜 그렸냐? 그림을 보고 이게 무슨 의미냐? 라는 등의 질문 따위를 하는 걸 보곤. 그래서 그런지 몇몇 친구들의작품을 빼놓고는 설명을 들어도 도대체 무슨 그림인지, 어떤 작품인지 알아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넘쳐났다.
너무도 싫었다.
뭣보다도 그림 자체를 그리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는 것.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미대에 온 것이 아니었나? 미술대학 4학년생보다 훨씬 잘 그리고 많이 그리는 중,고등학생이 훨씬 많이 있다. 대학생의 그림은 입시에서 끝나고 그저 끄적거리는 아이디어 스케치 정도..?
단지 예쁘고 정확한 형태의 그림을 보고자 한 것도 아니다.. 아예 그림이란 자체가 없었다. 그림이 없다면 무언가 감흥이라도 유발할 만한 것이 있어야 했는데, 마치 이 글을 읽고 있는 얄탁꾸리함 정도만 있었던 거 같다.
물론 내가 굉장히 한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알아.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데..
그래서 남은 실기 수업을 동양화로 바꿔 버렸다. 졸업하는 마지막 학기까지도. 적어도 동양화에선 이게 뭔데? 라는 얘기는 없었으니까. 그림을 그리면 "아 저 부분은 참 재미있네, 구도가 특이하다"
하는 "화면" 자체에 관한 얘기가 오고 갔고 그만한 수업이 이루어 졌으니까. 뭣보다 일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각설하고, 나도 실력 있는 놈이 아니고 많은 시간 그림 그리는 데 투자하는 놈이 아니라 이런 얘기 할 깜냥은 안되겠지만, 오히려 이런 얘기들이 내 무식만 드러내겠지만..
말 그대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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