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 trading - BELLEMOND


이 카테고리의 포트폴리오 포스팅을 올리기 전에 이 회사에 대해 좀 얘기하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일본어학원을 졸업하고 취업한 두 군데 회사를 추노하고, 한동안 게임회사 중심으로 취업활동을 하다가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고 한국에 돌아가냐 마냐 하는 기로에서 취업한 회사이기도 하고, 지금 나름 만족하며 다니는 회사로 스카우트 당한 계기를 만들어준 회사이기도 하다.

 

생전 해본 적도 없는 일을 하게 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일본에서 좋은 일본 친구를 사귀게 된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사장과 나보다 뒤늦게 들어온 네팔 애였는데, 이 두 명 때문에 이 회사를 관두게 됐다고 보면 될 거 같다.

 

암튼, 서두에 얘기하고 넘어갈 부분이란 건, 내가 한국에서 포트폴리오 용으로 그린 그림과 낙서용으로 그린 그림을 연봉이나 복지 차원에서 딜을 하려고 회사 작업으로 사용했다.

 

아이패드 액정보호 필름의 배너 이미지인데, 상품이 Paper-Like라고 해서 종이질감이 나는 필름이었다. 처음엔 무료 이미지 사이트의 이런 저런 이미지를 넣었다가 사장도 뭔가 좀... 하는 느낌이었고 해서 실제로 내가 그린(와콤 타블렛으로 컴푸터 포토샵으로 그린 거지만) 그림을 넣었다. 아무래도 실제 스케치한 그림이 있으면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오옷 나도 한번...?' 하고 생각하게 된다거나,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릴 때 쓰는 상품이란 게 한 번에 와 닿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중에 사장과 면담할 때 이 지점을 짚고 넘어갔었다. 작업물의 소유권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알진 못하지만,

 

"여기에 쓰인 이 그림, 내가 이 회사에서 월급 받고 그린 게 아닌 거 알지? 내 그림으로 배너 만든 이 상품 회사에서 제일 잘 나가니까 월급을 올려주든, 것보다 공휴일 휴일로 해줬으면 하거든? 못해주겠으면 내 그림 뺄게"

 

"어... 근데 디자인이 매출과 연관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도 어렵고 해서 월급을 올려주긴 좀 힘들고... 공휴일 휴뮤는 언젠가는 쉬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당장은 힘들 거 같다."

 

"그래? 그럼 내 그림 이제 그만 써"

 

"니 그림 쓰는 게 기분 나빠?"

 

"어, 기모찌 와루이"

 

"...당장은 다른 이미지로 바꾸기 힘든데... 바꿀게"

 

 

몇 달 후,

 


"나 좋은 제의가 와서 이 회사 관둘거야, 뭐 살짝 미안하긴 한데, 암튼 그렇게 됐고. 너 내 그림 이제 진짜 그만 써라"

 

"어... 좀만 시간을 주면 그림 바꿀게"

 

 

 

이 회사를 그만둔 지 현재(2020년 12월 말) 5개월이 됐는데 내 그림을 바꾸긴 커녕 홈페이지도 새로 만들어서 아예 대놓고 광고하고 있다. 

 

*그니까, 이 회사는 이제 관계도 없는 내 그림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거임. (This company has been unauthorized using my drawing. / この会社は僕の絵を無断で使ってる。)

 

 

www.emi-trading.biz/

www.bellemond.jp/

 

일본 아마존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알리바바에서까지 맘대로 졸라게 내 그림 갖고 장사하고 있는 꼬라지가 괘씸해서 조만간 아마존 쪽에 신고라도 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음.

 

이 회사에 관련된 얘긴 이것저것 있으니 맘 내키면 블로그 정착 왜구생활쪽에 써볼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