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온 친구를 배웅해 주고 집에 오는 길, 동네 골목에 들어서니, 10발자국 정도 앞에 여성 2명이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사는 건물은 그 동네 끝이고 그 여성분들과 난 골목 들어가는 곳부터 걷기 시작했다.
얼마쯤 걷다보니 한 여성분이 날 뒤돌아 보았다.
골목엔 앞서가는 여자 2명, 그리고 나.
마침 난 후줄그레 하게 입고 나온 상태고 쓰레빠까지 신고 있는 상황이라 앞에 여성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간간히 쓰레빠 소리를 내 주었다. 중간에 그들이 살고 있는 건물로 얼른 들어가길 바라면서... 그렇게 찌질하게 걷고 있는데 도무지 들어가려는 낌새가 안 보이는 게 아닌가... 아예 앞서서 걸어가기엔 그 거리가 좀 애매한 상황.
오히려 앞서 가려고 속도를 내면 당황할 거 같아서 그냥 걸어가는데, 어라.. 내가 사는 건물쪽으로 들어간다. 나도 그냥 걷는 그대로 건물로 들어서려는데 여성 두 분이 건물 입구에 있다가 들어오는 날 보더니 들어가질 않고 입구 옆쪽 컴컴한 화단쪽으로 갔다. 소심한 성격탓에 "저 여기 000호 살아요"라고 말도 못하고 그냥 들으라는 뜻으로 쓰레빠 소리를 내며 올라갔다.
일부러 열쇠로 문 열 때도 소리내 주고 문도 소리내서 열고 닫고 문 잠그는 소리도 크게 내고 들어왔다.
참..
일부러 열쇠로 문 열 때도 소리내 주고 문도 소리내서 열고 닫고 문 잠그는 소리도 크게 내고 들어왔다.
참..
여자는 여자대로 불안하고 남자는 남자대로 신경 쓰이고 나쁜짓 안하는 사람이란 걸 경찰서에서 증명받고 그런 사람들한테만 지급해 주는, 밝게 빛나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해바라기꽃 모양 조명 뱃지라도 있으면 서로 맘 편할 거 같다.
하드에서 발견한 필름 스캔 사진.
간혹가다 필름의 마지막이나 덜 감겼거나 해서 생기는 이런 게 참 좋다. 필름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서 셔터가 눌리질 않는데 다음에 놀러갈 일 있으면 손 좀 봐서 필름 카메라로 한번 찍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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