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플하우스 (구체 관절 인형) - Iplehouse


그냥 건담 프라모델이나 친구집에서 가끔 볼수 있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규어 처럼 관절끼리 끼워진 형태로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 졸업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다가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 일이었기에 지원했는데 덜컥 붙어 버렸다.

막 입사했을 무렵 회사에서 출시한 인형.




이플 하우스 아사(Asa). E.I.D 모델



회사를 다니고 한 달이 넘도록 수십가지 캐릭터 이름 외우기도 힘들고, 실제 생산에서 쓰이는 용어도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었다.

구체관절 인형이란 건 말 그대로 관절 부분이 구체로 이루어져 있고 인체에 해당하는 각 부분들이 이 구체 관절과 그 속에 텐션줄이라고 하는 고무줄로 연결되고 힘을 받아 움직이고 서있을 수 있게 하는 거였다. 그래서 옆에 3D 모델링과 설계하는 친구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어떤 조형물을 만들어 내는것은 물론 생산성, 기동성, 예술성을 모두 포함하는 하나의 설계작업 같았다.

면접을 볼 당시만 해도 대략적인 회사 성격만 파악하고 갔다가 실제 홈페이지에 있는 가격을 알고 나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형 하나에 -아무 옵션도 없는 기본 인형 바디- 비싼 건 70만원부터 시작하니까.

그때 모든 옵션을 붙여보았을 때 가장 비싼 상품이 150만원 정도 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 정도 가격의 캐릭터가 있지만...

그래서 조금 우려가 됐던 부분은 이렇게 비싼 걸 누가 살까, 비싼 만큼 많이 팔리지도 않을 텐데 장사는 될까... 난 월급이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회사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거의 80~90%의 매출은 미국이나 유럽쪽 소비자가 맡고 있다고 했다. 이 구체관절 인형 시장 역시 생각보다 넓었고 그 수도 많더라.

각 회사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인형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선호하는 회사도 다르고. 지금은 회사 다닌 지 5개월 정도 지나가고 있는데 구체관절 인형에 대해선 많이 알게 되었고 재미도 들린 반면에 아직 소비자의 취향은 잘 모르겠다.



꾸물

딴지일보 마빡을 만드는 정착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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