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와 숫자와 자동차


Judo painting


예전에 문득 생각난 건데,

언제부턴가 돈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사는 데 큰 문제가 없어졌다. 물건을 구입할 때도 통장 속 숫자가 마이너스가 되고 그 금액만큼의 숫자가 계산기와 영수증에 찍힌다. 일을하고 돈을 번다고 해도 그 돈 역시 통장속 숫자가 늘어날 뿐이다. 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도 처음 나 같은 소비자들이 보내준 일련의 숫자를 나한테 나눠줄 뿐이다.

참 신기하다.

숫자만 사람들 사이에 왔다갔다 하는데 내 손엔 입을 것과 먹을 게 있고, 비, 바람을 막아주는 방에서 살 수 있다. 그러면서도 웃긴 건 물가라는 녀석때문에 숫자가 올라가는데 내 계좌 속 숫자는 그대로다.

뭔가 소매치기 당하는 기분이다.

뭔가 잃어버리는 기분이고.



형이 자기가 쓰던 자동차를 나에게 재활용했다. 길에서 자동차를 줍듯 생겨버렸다. 사는집 옆에 세워뒀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신기해서 한 번 바라보고 집에 들어간다.

근데 이건 세워만 둬도 돈을 내야 한단다. 주머니에 구멍이 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자전거 넣어 둘 좋은 창고를 얻었다고 생각하니 좀 괜찮다.


모작도 오랜만인 거 같고 페인터도 간만이네.



꾸물

딴지일보 마빡을 만드는 정착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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